한국 소설가 116

박경희 장편소설 <언제든지 스마일>

역사와 실화를 바탕으로 씨실과 날실 엮듯 풀어낸 감동적인 이야기! 도산 안창호와 그의 딸 안수산, 그리고 가족들의 삶에서 만나는 역사! 널리 알려져 있듯 안창호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중국 등을 오가며 독립운동을 했다. 몇 해 전, 티브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도산 안창호와 가족이 생활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찾은 적이 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다룰 만큼, 그의 활동과 생활 등은 이미 책을 비롯해 여러 매체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안창호 가족의 미국에서의 삶 역시 많이 알려져 있다. 작가는 그러한 역사적 사실과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남겨진 여러 이야기 속에서 안창호와 가족들의 삶을 더 깊이, 그리고 오래 들여다봤다. 그렇게 완성된 이 책에서 작가는 안창호의 딸이자, 미국 군인으로 활약..

한국 소설가 2023.01.13

<고양이에게 말걸기> 백종선 소설집

고양이에게 말 걸기 1 가뜩이나 밥맛 없어 죽겠는데 이젠 엄마 머리카락까지 먹으라는 거에요? 저녁밥을 먹던 민호가 미간을 찌푸리고 숟가락을 식탁 위에 던지듯 내려놓으면서 투덜거렸다. 엄마도 이제 죽을 때가 가까운 모양이야. 도무지 눈이 침침해서 먼지도 머리카락도 잘 보이지 않고 이제 귀도 잘 안 들려. 이렇게 살면 뭐 하겠니?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시국에 늙은이들이 죽어라 안 죽는다고 젊은것들이 불만이라던데. 총각김치를 집어 들고 우적거리며 씹던, 엄마의 세모꼴 눈과 마주친 아버지는 시커먼 눈썹을 꿈틀대며 막 식탁에서 일어나려는 민호를 자리에 눌러 앉혔다. “넌 그 나이에 부모한테 기생해서 살면서 뭐가 그리 뻔뻔한 거냐! 백수면 네가 밥이라도 해서 식탁을 차려보던지, 어디서 그따위 말버릇이야. 엄마한테 ..

한국 소설가 2023.01.13

정정화 소설집 <꽃눈>

2015년 경남신문과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각각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던 정정화 소설가가 세 번째 소설집 『꽃눈』을 《실천문학사》에서 출간했다. 이 소설집에는 빨주노초파람보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다양한 빛깔의 사랑에 관한 단편 소설 8편이 실려 있다. 「담장 너머 접시꽃」, 「대숲에 깃들다」, 「푸른 강의 비밀」, 「춤추는 남자」, 「스윈의 노래」, 「악마의 눈」, 「연도교에 부는 바람」, 「꽃눈」이 그것이다. 다른 한편 이 8편의 작품들은 모두 사랑의 빛깔을 수놓고 있지만 더 세분하여 본다면 사랑(불륜 포함) 소설, 여행 소설, 사회성 소설로 나눌 수도 있겠다.「악마의 눈」과「연교도에 부는 바람」은 여행 소설로, 「꽃눈」과 「스윈의 노래」 는 사회성 소설이 되겠다. ​ ​ 저자 정정화 울산 울주 배내..

한국 소설가 2023.01.02

손정모 소설집 <몰운대 해변의 낙조>

1998년 월간 『문학 21』의 신인상 당선작 외 11편의 단편소설을 담은 단편집, 『몰운대 해변의 낙조』 ​ “저는 문예지를 통하여 등단한 시인이자 평론가이기도 합니다. 28세에 조선일보와 서울신문의 신춘문예에 도전했지만 실패하여, 그 이후로는 일체의 등단 도전을 보류하고 15년간 부단히 신춘문예 당선 작품들을 분석하고 연구해 왔었습니다. 그러다가 1998년의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의 작품 기법을 최대한 흡수하면서도 저의 독창적 서사 구조와 용해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깔린 작품집임을 말하고 싶군요.” -작가 인터뷰 中 ​ 소설이란 이야기만을 단순히 의미하지 않는다. 소설적인 구조 속에 세련된 표현 기법과 응축된 정감을 불어넣어야 한다. 『몰운대 해변의 낙조』는 이러한 기법뿐만 아니라 풍경과 사건의 전개..

한국 소설가 2022.11.28

김태환 <박달산, 직지를 품다> 제10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당선작

이 소설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의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계승하고 발전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제정한 직지소설문학상 10회 대상 수상작이다. 『박달산, 직지를 품다』 이런 문학상의 제정 취지에 적합한 내용과 형식을 두루 갖춘 작품이다. 김태환의 장편소설 『박달산, 직지를 품다』는 가독성 높은 문장과 흥미진진한 사건전개, 치열한 역사의식으로 직지 소설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인 수작이다. 고려사의 ‘왜구 200기가 장연현을 침구했다. 왕안덕, 도흥, 김사혁이 물리쳤다’는 이 한 문장으로 왜구-금속-직지의 상상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이 소설은 시대의 이면에 감추어진 직지의 비밀을 추적하는 거침없는 플롯과 박진감 넘치는 서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사라진 고려 말의 직지가 어떻게..

한국 소설가 2022.11.07

<마릴린 먼로가 좋아> 이찬옥 소설집

작가의 말 소설 같은 삶을 꿈꾸었고 소설을 잘 쓰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한참을 가다가 돌아보면 늘 그 자리인 것 같아 아득했다. 지금까지 간신히 소설가로서 연명하기 위해 소설을 쓰고 작품집을 낸 것 같은 기분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그런 나를 변명하느라 느리게 소설 쓰는 작가라고 말했다. 그래도 스스로 위안하는 것은 오랜 세월 소설의 길을 걸으며 아예 벗어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때로 위축되고 두렵고 아득했지만 그 길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은 물이 빠진 길을 지나는 환희의 순간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 길을 지나며 함께 환호성을 질렀던 벗들도 있었다. 세 번째 소설집이다. 이번 작품집은 유난히 나의 궤적들이 많은 것 같아 부끄럽다. 어느 평론가는, 고인이 되신 박완서 선생님이 내 이야기를 남의 것..

한국 소설가 2022.10.20

<숨어 우는 바람 소리> 최문경 장편소설

아홉 살이 되기 전이었던가. 수양산(황해도 해주) 용수봉 너머에서 요란한 대포 소리가 들려왔다. 어쩌면 난, 아니 분명 새롭고 찬란한 날이 저 용수봉에 밝게 비치리라는 꿈과 희망에 찬 흥분과 한 가닥의 이유 모를 불안……. 전쟁의 참모습을 보기 전까지……, 대포 소리는 점점 더 가까이 그리고 용수봉 위의 푸른 공기를 뚫는 날카로운 음향까지 똑똑히 들리면서 전쟁은 왔다. 아홉 살이 되면서 나는 전쟁의 참모습을 보게 되었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뀐 것이다. 바뀐 세상에서 나는 전쟁이 드러내는 실체를 확인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70여 년을 두려워하고 있었던가. 이제 내 나이 80을 바라보려고 하고 있다. ‘이제 격동 70년’ 북·미 적대 관계 종식, 평화를 위한 다채로운 빛이 저 무등의 규..

한국 소설가 2022.09.15

김해숙 장편소설 <금파>

[줄거리] 금파가 오직 소리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고창에 온 뒤로 판소리 학당 동리정사에는 소란이 끊이지 않는다. 지역의 세력가 주 영감은 금파에게 추근대다 망신을 당한 대가로 동리정사에 후원을 끊고, 소리선생 김세종은 빼어난 외모와 재주에 고개 숙일 줄 모르는 금파를 염려한다. 금파는 소리를 인정받겠다는 일념으로, 과거에 관청의 가녀가 된 일도 쪽 찐 머리를 풀어 댕기를 묶게 된 속사정도 모두 가슴속 깊이 묻는다. 그러던 어느 날 김세종은 고종 황제의 즉위 40주년 기념식 무대에 오를 이들을 가리기 위해 소리 경연을 열고, 금파는 단연 제일가는 소리로 관중의 찬사를 받지만 선발 명단에 오르지 못한다. 금파는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그와 실력을 견줄 만한 유일한 상대 승윤 역시 결과에 의문을 품는다..

한국 소설가 2022.09.13

조영한 소설집 <그들이 눈을 감는 시간에>

작가의 말 첫 번째 책이다. 그간의 노정과 관련해서 긴말을 보태고픈 마음은 적다. 내가 지금도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가는 나에게 이처럼 말한 적이 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는 것이 언제나 가장 정당하다. 나는 이 말이 지금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조영한 소설가 경기도 안산에서 태어났다. 201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 소설가 2022.09.13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정은 소설집

작품집의 제목,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보이기 위해 고안한 사고실험으로, 이 작품에서는 내일의 운명을 알 수 없는 처지, 삶과 죽음이 상존하는 상태를 상징한다. 1991년 등단해 지금까지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 온 소설가 이정은의 여덟 번째 소설집《슈뢰딩거의 고양이》에는 연약한 존재들의 인생사를 담은 아홉 편의 작품이 실렸다. 부부 사이의 불평등, 외모지상주의로 인한 자존감의 상실, 학교폭력 등 살아가며 누구나 마주할 법한 비극적 상황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작품 곳곳에서는 다양한 인생 경험에서 우러나온 깊이 있는 고찰을 찾아볼 수 있다. 이정은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삶의 그늘을 낱낱이 들춰낸다. 그러나 현실의 괴로운 상처를 날카롭게 풀어내는 작가의 시선에..

한국 소설가 2022.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