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주성 소설 발표작 21

<광릉의 여인> 송주성 역사 중편소설 연재 (포스트24)

광릉의 여인  세종이 보낸 감찰상궁이 군시기판관 윤번의 집으로 궁녀들과 함께 은밀히 찾아왔다. 부인이 대문 밖까지 달려나와 머리를 조아리고 대궐에서 나온 상궁을 안채의 정실로 맞이했다. 상궁은 왕자의 비를 선보러 온 자리로 윤번은 아들 여덟에 딸 둘이 있었다. 안주인이 별당으로 하녀를 보내 큰아씨를 불러오도록 하였다. 열두어 살의 큰딸이 부인 옆에 앉으며 큰절을 올렸다. 상궁은 눈여겨보고 몇 가지 질문을 하며 자세히 얼굴의 생김새를 작은 점 하나까지 살폈다. 성격은 온순하고 착해 보이나 부끄럼이 많고 말수가 적었다. 그때 방문이 바람에 열리듯 슬슬 열리며 어린 딸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와 어머니 옆에 앉으며 상궁에게 가볍게 인사했다. 안주인이 어서 나가라고 호통을 쳐도 나가지 않고 꿋꿋하게 무릎 위에 두 ..

<이야포 몽돌해변 그리고 슈팅스타> 송주성 단편소설 두레문학 2023년 34호에 발표

이야포 몽돌해변 그리고 슈팅스타 우리 가족은 유월 이십팔일 폭파된 한강 다리를 겨우 건너 수원역까지 걸어가서 피난 기차를 탔다. 열차 화물칸에 기대앉아 숨을 돌리며 대전을 벗어나는 터널을 통과하자 한여름의 뜨거운 햇빛이 환하게 쏟아지는 순간 요란하게 총소리가 들렸다. 매복 중이던 인민군에게 집중사격을 당한 기차는 얼마 달리지 못하고 멈춰 섰다. 국군과 피난민들이 기차에서 뛰어내려 내달리자 하늘에서 인민군 야크기 넉 대가 나타나 피난민을 향해 기관총사격을 퍼부었다. 곧이어 남쪽에서 미군 무스탕기 넉 대가 나타나 야크기를 공격하며 공중전이 벌어졌다. 무스탕 편대가 급선회해 야크기 꽁무니를 따라붙더니 기관총 사격으로 야크기를 명중시켰다. 야크기 한 대가 추락해 굉음을 내며 폭발하고, 한 대는 꼬리에서 시커먼 ..

송주성 장편소설 <후쿠시마 참치> 출간

후쿠시마 참치 (줄거리) 2024년 여름 일본인 관광객이 부산 해운대에서 잃어버린 개의 사체에서 방사능이 다량 검출된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핵오염수를 2023년 여름부터 태평양에 무단 방류하면서 소비가 급감하자 오염된 일본 참치를 개 사료 통조림으로 만들어 유통해 일본 개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것으로 판명된다. 방사성물질에 의한 돌연변이 바이러스에 개들이 집단 폐사하면서 보건복지부는 일본 바이러스를 Nuclear-81로 명명하고 개에서 인간으로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다. 부산시는 수십만 마리의 개가 버려져 개판이 되고 감염된 개 떼가 사람을 공격해 뉴클리어-81에 감염된 사망자가 발생한다. 비상사태를 선포하지만 전국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뉴클리어-81에 감염된 80세 이상 망구노인 사망자가 급..

송주성 단편 <내 몸에 고래가 산다> 한국소설 2023년 10월호 발표

내 몸에 고래가 산다 송주성 갯벌에 갇힌 고래를 발견해, 수협공판장에서 경매로 이천만 원을 받았다고 태안에 사는 친구가 전화로 자랑을 해댔다. 어부 친구는 꽃게 한 상자 보냈으니 코로나19로 힘들어도 맛있게 먹으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바다 로또에 당첨된 친구의 행운이 기쁘기도 하고 또한 한없이 부러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수북이 식탁에 쌓여있는 고지서들이 머리와 가슴을 짓눌렀다. 아내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지 안방에서 긴 한숨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더 이상 돈을 융통할 곳도 없는데 당장 월말까지 막아야 할 돈이 오백만 원이 넘었다. 국민연금은 못 낸 지 오래되었고 국민건강보험료도 일 년 넘게 밀려있었다. 수도와 도시가스는 두어 번 중단된 이후로 한 달 치씩 납부하며 겨우 생활했다. 그 뿐만이 ..

송주성 장편소설 <후쿠시마 참치> 출간 전 줄거리 맛보기

후쿠시마 참치 (줄거리) 2024년 여름 일본인 관광객이 부산 해운대에서 잃어버린 개의 사체에서 방사능이 다량 검출되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핵오염수를 2023년 여름부터 태평양에 무단 방류하고 핵오염수에 오염된 일본 참치를 개 사료 통조림으로 만들어 유통하면서 일본 개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것으로 판명되었다. 방사성물질에 의한 돌연변이 바이러스에 개들이 집단 폐사하면서 보건복지부는 일본 바이러스를 Nuclear-81로 명명하고 개에서 인간으로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가 나가자 부산시는 수십만 마리의 개가 버려져 개판이 되고 감염된 개 떼가 사람을 공격하면서 뉴클리어-81에 감염돼 사망자가 발생한다. 비상사태를 선포하지만 전국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뉴클리어-81에 감염된 80세 이상 망구노인 사망..

<거문도 전쟁> 송주성 단편소설

거문도 전쟁 (단편소설), 송주성 소설가 - 포스트24 (post24.kr) ​ 거문도 전쟁 1885월 4월 15일 거문도 앞바다에 불탄봉보다 높은 거대한 돛을 단 군함 세 척이 나타났다. 거문도 촌장과 주민들이 모두 선착장으로 나와 구경하고 처녀 무당 점례와 박수 칠석이 선창가에서 요상한 눈으로 군함들을 지켜봤다. 한 번도 서양군함을 본 적 없는 거문도 주민들은 조정에서 보낸 군함으로 생각하고 도내해로 들어오자 만세를 부르며 눈을 떼지 못했다. 배는 배가 분명 맞는데 거문도의 고깃배에 비하면 백배는 더 커 보였다. 도내해에 정박한 군함에서 작은 배로 옮겨 타고 상륙한 백여 명의 서양 사람들은 거문도 사람들이 처음 보는 인간들이었다. 희한하게 생긴 모습이 조선 사람이 아님은 분명했다. 모두 똑같은 검은 ..

<손암과 다산 형제애> 송주성 단편소설 -정약전과 정약용 유배지 우애

http://www.post24.kr/78510 도초도 자산어보 촬영지 ​ 손암과 다산 형제애 손암은 사촌서실의 방문을 열어놓고 흑산 바다에서 불어오는 짠바람을 맞으며 자산어보 집필을 마무리 중이었다. 바다는 푸르고, 섬은 검고, 하늘은 파랬다. 그는 서리 선창으로 고깃배들이 들어오는 것을 무심히 바라봤다. 흑산도 어선들보다 훨씬 커다란 고깃배 한 척이 쌍돛을 세우고 들어와 선창에 정박했다. 젊은 어부가 단숨에 사촌서당(사촌서실)을 향해 뛰어 올라오며 소리쳤다. -손암 나으리! 정약전 나으리! -이게 누군가 홍어장수 문순득 아닌가? -네 나으리, 소인 우이도 문순득이어라우. -그래 웬 호들갑인가? -나으리, 참말로 반가운 소식을 가져왔당께요. -임금이 나를 유배에서 풀어준다는 소식이라도 갖고 왔는가? -..

<원평 등대> 송주성 단편소설 - 천사(1004)섬 비금도

「원평 등대」, 송주성 소설가의 단편소설 - 포스트24 (post24.kr) 원평 등대 원평 등대 원평항의 가을하늘이 바다와 어울려 파란 세상을 시원하게 펼쳐보였다. 섬섬히 떠있는 무인도 앞으로 방파제가 두 마리 용처럼 기다랗다 누워있었다. 좌측 방파제는 빨간 등대를 왕관처럼 쓰고 있고 우측 방파제는 하얀 등대를 머리에 마법사의 모자처럼 쓰고 있었다. 나는 낚싯대를 메고 빨간 등대 방파제 끝으로 자전거를 타고 갔다. 진돌이가 숨을 헐떡이며 자전거를 쫓아왔다. 우리 동네에서는 내가 유일한 어린이다. 친구 없이 혼자 노는 것이 안쓰러워 아빠가 진도에 사는 친구 분에게 부탁해 순종 진돗개 진돌이는 데려왔다. 방파제가 가까워질수록 진돌이가 날뛰며 짖었다. 방파제 끝 빨간등대 아래 내 나이또래 여자아이가 까만 강..

「불섬 송주성 단편소설​ - 천사(1004)섬 도초도

http://www.post24.kr/77159 ≪포스트24≫ 「불섬」송주성 소설가의 단편소설 ​ ​ 불섬 [경축! 박으뜸 서울대학교 법대 합격] 불섬 선창가에 매달린 플래카드 아래 동네사람들이 모였다. 불섬이 생긴 이래 서울대학교 합격생은 처음이라고 숭어 떼가 튀어 오르듯 한마디씩 자랑을 뱉었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낙지가 구멍으로 기어들어가듯 말꼬리를 늘어트렸다. “장학생으로 합격했으면 참 좋았을 걸...”저녁놀에 플래카드가 노을빛으로 붉어졌다. 나는 저녁 해를 따라 불섬 산꼭대기로 달렸다. 흑산도로 넘어가는 저녁 햇빛에 반사된 섬들이 바다에 점점이 박힌 호박보석처럼 반짝였다. -버금아! -아이, 버금아! 온 동네를 울리고 불섬 산꼭대기까지 징소리처럼 울려 퍼지는 엄마의 목소리였다. 숨도 안 쉬고 바..

<잊혀진 영웅들> 송주성 단편소설 영덕 장사리해변 학도병 상륙작전

뉴스홈 >성남시 잊혀진 영웅들 송주성 소설가의 소설읽기 이영자 기자 | 입력 : 2022/11/12 [03:07] ▲사진=송주성 소설가. © 포스트24 잊혀진 영웅들 송주성 소설가 1950년 6월 27일 북한군은 한국전쟁 발발 사흘 만에 서울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오후가 되자 대통령 사저 이화장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분주히 짐 옮기는 것을 목격한 아버지는 집으로 뛰어 들어오면서 소리쳤다. -모두 집에 있나? 우리 집은 대통령 사저 이화장과 백여 미터 거리에 있었다. 나는 고등학교 삼학년이었다. 임시휴교령이 내려 평소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중학교 삼학년 동생은 이미 집에 와 있고, 중학교 일학년 막내는 집에 없었다. 아버지가 다급하게 두리번거리며 다시 외쳤다. -뭣들 해! 어서 피난 떠날 준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