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주성 소설 발표작 21

송주성 소설가의 단편소설 어린이날 특집 '계모꽃'

어린이날 특집 '계모꽃' 송주성 소설가의 단편소설 이영자 기자 | 입력 : 2022/05/02 [18:38] © 포스트24 계모꽃 주방 창틀에 올려놓은 팬지꽃이 오월의 햇살에 보랏빛으로 활짝 피어있었다. 경란은 경쾌하게 손을 놀려 김밥을 쌌다. 일명 꼬마깁밥으로 아들 우람이는 먹어도 먹어도 맛있다고 마약김밥이라고 불렀다. 어린이날 아침부터 서두르는 것은 우람이가 열 살이 되도록 아직 한 번도 롯데월드를 못 가 보았기 때문이다. 우람이는 다른 애들보다 훨씬 뚱뚱하다. 날마다 치킨, 피자, 햄버거를 먹는 데도 하루라도 못 먹는 날에는 난리가 난다. 아빠에게 전화를 하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상계동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까지 전화를 한다. 그런 날은 엄마라고 부르지도 않아 걱정이 되지만 경란은 우람이가..

송주성 장편소설 <국궁> 제1회 무예소설문학상 수상작

국궁 송주성 출간일쪽수출판사분야판형편집제작ISBN관련정보 2021년 08월 184p 좋은땅 무협소설 152mm * 225mm 좋은땅 979-11-388-0130-0 전자책으로 구매 가능한 도서입니다. 종이책 가격 10,000 원 전자책 가격 6,000 원 책 소개 윤후는 호랑이가 덮쳐와도 활의 시위를 놓지 못하고 호랑이 밥이 될 위기를 맞는다. 그 순간 하늘에서 화살이 날아와 호랑이 가슴에 명중해 목숨을 구한다. 호랑이는 숲으로 사라지고 활골 처녀 초승이 생명을 구한 인연으로 윤후의 국궁 스승이 된다. 칭기스칸이 세계를 정복하고 사망하자 새 왕이 된 오고타가 몽골군을 이끌고 압록강을 건너 고려를 침입해 온다. 용인 처인성에서 김윤후는 국궁으로 몽골군 사령관을 사살한다. 압록강을 넘어 몽골군은 철수하고 김..

4.19 서울학생혁명 (한국 소설 2021년 5월 발표) 소설가 송주성

4.19 서울학생혁명 피의 화요일 4월 19일 화요일 아침 아홉시 수업을 시작하기 바로 직전이었다. 종로통에서 요란한 함성이 들리자 학생들이 창문을 열고 종로쪽으로 귀를 기울였다. 서울 시민의 외침이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정, 부통령선거 다시 하라! -다시 하라! 다시 하라! 나는 함성에 이끌려 운동장으로 달려나갔다. 내 뒤를 따라 우리 반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나오고 1,2,3학년 전체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몰려나왔다. 나는 교문 앞에서 거리를 살폈다. 경찰들이 곤봉을 휘두르며 무리지어 도망가는 학생들을 쫓았다. 대광고등학교 학생들이 종로를 벗어나 혜화동으로 도망쳤다. 그들은 학교가 있는 신설동로타리에서 데모를 시작해 동대문을 지나 종로로 들어섰다가 종로5가에서 경찰과 마주쳐, 곤봉으로 두들겨 맞고 피..

송주성 소설가 단편소설 <독도 경비대> 아라문학 2020 겨울호

2020 겨울 권두칼럼 허문태┃트롯의 새 지평을 기대한다 18 특집 박 일┃트롯을 들으며 24 정미소┃그 이름은 남자의 인생 28 이외현┃트롯의 시각으로 바라 본 시 33 김영진┃트롯을 바라보는 시 38 이성필┃시보다 멋진 트롯 43 오늘의 시인 안성덕┃신작/쏠린다는 말 외 2편 52 근작/달달한 쓴맛 외 1편 이병초┃순 우리말을 알짜로 녹여낸 소리맵시의 시학 ─안성덕 시인의 시 58 근작조명 박달하┃사립문을 열다 외 4편 70 정치산┃오래된 그리움을 기다림으로 치유하는 ─박달하 시를 읽고 75 신작특선 오정자┃종사宗嗣 외 4편 86 윤인자┃부활의 꿈 외 4편 93 신작시 백우선┃의자 둘 외 1편 100 권정남┃침묵은 변이變異를 꿈꾼다 외 1편 102 김왕노┃미지의 꽃 외 1편 105 이애진┃딸 외 1편..

송주성 소설가 단편<70년 문맹전쟁의 영웅들>한국소설 2019년 2월

70년 문맹전쟁의 영웅들 칠십 평생 두렵게 셀렌 밤은 없었다. 한숨도 못 잤다. 그래도 새벽부터 준비를 서둘렀다. 옷장에서 가장 아끼는 한복을 꺼내 입었다. 하지만 금세 마음이 변했다. 결혼식 날도 아니고 잔칫날도 아닌데 한복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다. 아들 결혼식 때 며느리가 해준 혼수 정장을 다시 입었다. 유명 백화점에서 큰돈을 주고 사준 옷이지만 검정색은 어울리지 않았다. 딸이 시집가며 마련해준 흰색 정장을 입었다. 동네 사람들 눈에 뛸까 무서웠다.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옷을 입어보고 벗길 수십 차례나 했다. 급한 대로 화장을 먼저 하기로 했다. 거울에 대관령 배추밭 고랑처럼 주름이 가득한 이꽃님의 얼굴이 나타났다. 한 여자의 70년은 아름다움을 다 빨아 먹고 뼈에 앙상한 가죽만 남아있었다. 쇠가..

송주성 소설가 손바닥소설 <아내의 기침> 한국작가회의 2020년 11~12월 통권 128호 회보

아내의 기침 송주성 (소설가) 어느 날 술을 마시고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가 저녁밥상을 차리며 심심하게 말했다. -나 갑상선암이래! -그럼 죽어야지! 아내가 밥을 푸다 밥주걱을 멈추고 쌀밥 위로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나는 농담인줄 알고 무심히 대답해 버린 것이다. 며칠 후 아내는 6시간의 대수술을 받았다. 갑상선 두 개를 모두 제거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어 있었다. 그날 밤부터 아내의 목에 “구구! 구구!"구구대는 도시의 비둘기 한 마리가 둥지를 틀고 산다. 나는 아내의 기침을 피해 거실에서 홀로 자기 시작했다. 밤새도록 아내는 목에 가시라도 수십 개가 박힌 듯 고통스러운 기침을 해댔다. 잠을 이룰 수 없는 짜증스런 소리였다. 나는 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잠이 들었다. “덜컹!” 안방 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