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가 119

김호운 소설 <사라예보의 장미>

이 소설은 김호운 작가의 작품집으로 다양한 인물과 사건이 종횡으로 직조되면서 우리 앞에 드리워진 거대한 풍경을 그리고 있다. 『사라예보의 장미』 개개의 작품 속에서 인물들이 벌여나가는 서사는 다채로운 인간의 삶을 여실하게 보여주면서 새로운 인간 이해의 구체적이고도 다성적인 차원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우리 시대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재현하는 동시에 인간과 역사와 공동체에 대한 작가 고유의 해석 과정을 자연스럽게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제작 「사라예보의 장미」는 오랜 내전으로 황폐화하된 사라예보의 스산하고 음울한 시공간을 경험적으로 재현한 1인칭 소설이다. 작가의 분신으로 보이는 ‘나’는 어둑한 아침에 사라예보의 한 광장에 있는 여행자 안내소에서 민박집을 소개 받고 직원을 따라가면서 건물 외벽 여기저기..

한국 소설가 2022.03.02

김미수 장편소설 <바람이 불어오는 날>

도서 소개 바람이 불어올 날을 기다리는 사람은 누구인가 김미수 작가의 장편소설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 로 출간되었다. 사라진 탈북자 출신 사업가를 찾아 휴전선 너머 북한으로 잠입한 진보적 언론사의 북한 전문 기자가 그 금지된 땅에서 맞닥뜨리는 일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함경도 산골짜기의 한 마을에서 혁명의 바람이 불어올 날을 기다리며 외롭고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는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작가 소개 김미수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미로」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로 『소설직지』 『재이』 『아빠 살고 싶다』, 소설집으로 『모래인간』이 있다. 『소설직지』로 직지소설문학상 대상(2013)을, 단편 「내일의 노래」로 북한인권문학상 대상(2014)을 받았다.

한국 소설가 2022.01.24

이서진 장편소설 <밤의 그늘>

이 소설은 이서진 소설가의 장편소설로 월북무용가 유나타샤의 삶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오랜 세월 동안 세 집안에서 대를 이어 벌어진 충격적인 일들을 허상만의 손자 기준과 그의 아내 선영의 교차 시점을 통해 그리고 있다.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탈춤 공연을 보면서 ‘검고 우묵하게 뚫린 눈에 근육결이라곤 전혀 없는 표정’의 탈 형상에 눈길이 머물러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는 실감 나는 인물 묘사와 생생한 역사적 현장감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장편소설 『밤의 그늘』은 1932년 늦가을 함경도 원산 내안이라는 마을에 찾아든 혼성 사당패의 여인이 낳은 딸로 인해 얽힌 강근언, 허상만, 진중섭 세 집안의 사연이 시종일관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작가는 담백하면서도 의표를 찌르는 인물 심리를 통해 이야기 행간행간..

한국 소설가 2022.01.11

정연희 소설가 <땅끝의 달>

『땅끝의 달』 책 소개 한국문학이 드디어 도달한 말년성(末年性)의 전범! 사상적으로 심화되고 기법적으로 완벽해진 정연희 문학의 결산 작품의 수준, 활동기간, 작품의 양에서, 팔십이 넘은 지금까지 한차례의 공백도 없이 꾸준한 작품을 펼치는 정연희는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다. 정연희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을 통해, 분열에서 조화로, 고립에서 연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문명비판의식을 바탕으로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며, 작가적 기량은 더욱 깊은 향훈을 내뿜는다. 사상적으로 더욱 심화되고 기법적으로 더욱 완성된 이번 작품집에서, 대가들의 말년 작품에서 발견되는 미적 실험과 노력의 완성을 떠올리게 된다. 정연희는 한 세기를 훌쩍 넘어선 한국현대문학에도, 조화와 완성으로서의 말년성(末年性)이 존재함을 실증하는..

한국 소설가 2022.01.06

이덕화 장편소설 <아웃 사이더>

추천사 『아웃사이더』는 북한을 벗어나 남쪽에 와 새롭게 정착한 새터민의 이야기다. 이럴 때 우리는 글을 읽기도 전 선입견처럼 사로잡히는 게 있다. 그런 일이 있게 한 시대적 비극과 그것을 배경으로 체제 우열을 가리려 드는 정치적 도그마이다. 『아웃사이더』는 같은 새터민의 이야기여도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황을 제시한다. 북한을 탈출한 것이 아니라 심정적으로는 오히려 그쪽 체제로부터 축출당한 경제학자와 그런 아버지 때문에 고통 받다가 북한을 탈출해 중국과 태국의 창녀굴로 팔려갈 위기를 헤치고 남쪽에 정착한 딸 사이의 인간적 갈등에 천착한다. 이 ‘인간적 골짜기’가 어떻게 ‘희망적 골짜기’로 채워지는지, 시작은 그들 부녀로부터지만, 결국 그것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작가는 남과 북, 윗세대와 아랫세..

한국 소설가 2021.12.09

2021무예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 김창식 장편소설 <독도쌍검>

이 소설은… 2021년 무예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김창식 소설가의 장편소설이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쌍검’이 가지는 상징성과 무예소설로서의 구성 등에서 수상작으로 매우 적절하고, 주제를 다루어 나가는 역량이 거장으로서의 품격과 위상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야기는 신라와 고려의 도검장(칼을 벼리는 장인)이 노략질을 일삼는 왜구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한 보검을 제작하면서 시작된다. 독도의 서도를 지키는 서룡검과 독도의 동도를 지키는 동황검인 독도쌍검이 제작되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행방이 묘연하다. 소백산 작은 암자 월영암에서 대대로 스님 한 분이 독도쌍검의 비밀을 지켜오던 중이었는데,. 일본 무로마치 막부에서 보낸 사무라이가 일본으로 약탈 되어 국보로 보관 중이던 서룡검을 들고 와서 찾아와 ..

한국 소설가 2021.12.09

변영희 소설가 소설집 <동창회 소묘>

이 소설은 변영희 작가가 그동안 발표한 단편 9편을 묶은 작품집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각기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인간의 삶이란 얼마나 고단한 것인가에 대한 집요한 물음으로 읽히는 소설집 『동창회 소묘素描』는 탄탄한 구성력과 묘사력을 통해 인간실존의 근본적인 극한 상황 속으로 인물을 끌어들여 탐구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을 옭아매는 어둠과 벽, 장애 같은 조건들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되어 나타난다. 또한 극단적인 외부의 위기 상황과 지극히 개별적인 역경과 난국 속에서도 이 세계는 어떤 형태로든 인간들이 살고 있고, 결국 살아있는 인간들의 조건으로서 이 세계가 얼마나 합당한가 하는 탐색과 질문이기도 하다. 「동창회 소묘」 유민자의 동창생을 향한 서글픈 애정, 「효도비」 수희의 어머니를 향한..

한국 소설가 2021.11.30

김성달 소설가 소설집 <이사 간다>

이 소설은 김성달 작가의 신작 소설집으로 2021우수출판콘텐츠 선장작이기도 하다. 7편의 단편과 2편의 짧은 소설을 묶은 이 소설집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공장 현장실습생의 사망 사고, 정화조 작업자 질식 사고, 그리고 현실의 사회·경제적 격랑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여러 사건·사고들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형상들은 독자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평정을 깨뜨리고 다시금 독자에게 심적 동요를 일으킨다. 그로 인한 마음의 파장은 독자의 생각을 오랫동안 붙잡아둔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소설 대부분은 우리가 무엇을 잊지 말아야 하는지 경계하고, 그래서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종용하고 있다. 표제작인 「이사 간다」는 세월호 침몰 사고를 소재로 하는 소설이다. 여자가 남편..

한국 소설가 2021.11.29

<우사단 약국> 김현주 소설집

추천의 글 󰡔우사단 약국󰡕은 특이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자기만의 말투가 도드라지는 세계이다. 이야기의 논리, 이미지, 주제 같은 것이 비교적 정교하지만, 그보다도 그런 이야기를 전하는 말투가 남이 흉내 내기 힘들다. 일부러 듣기 좋은 목소리를 내려고 다듬고 고치고 노력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꼭 전달하고 싶다는 열정에 스스로 몰입해 있을 때 나오는 듣기 좋은 목소리이다. 다른 사람은 따라 할 수 없는 자기만의 목소리로 그가 본 세계를 열심히 들려주고 있는 것이 김현주 작가의 소설집 󰡔우사단 약국󰡕이다. -김성달 소설가·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등단 후 한편씩 발표하여 모아진 작품들이 어느 순간 숙제가 되었다. 언제 책 내냐는 말을 듣는 횟수가 늘어가면서 고민도 많아졌다. 고민이 차곡차곡 쌓여 목까지 올..

한국 소설가 2021.11.23

연세영 <직지의 부활> 제9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 소설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계승하고 발전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제정한 직지소설문학상 9회 대상 수상작이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직지에 관한 상상력의 범위를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은 연세영 작가의 『직지의 부활』은 직지의 반환을 둘러싼 외교전과 그 이면에 감추어진 비밀의 추적을 중심으로 과감하고 거침없는 플롯과 흥미진진한 서사가 펼쳐진다. 미스터리 기법을 활용한 전 세계를 넘나드는 박진감 넘치는 구성과 다채로운 사건은, 직지를 650년 전의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대로 불러와 생생하고 강력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집필 내내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는 직지를 가져오고 싶었다는 저자는 오랫동안 품고 있던 하늘과 부처는 직지를 어떻게 품게..

한국 소설가 2021.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