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가 119

제2회 무예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 <용천검명>

이 소설은… 2020 무예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임경업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풍부한 사료와 현장탐사를 바탕으로 한 서사의 힘이 뛰어난 역사소설이자 무예의 본령을 다룬 무예소설이다. 선조와 인조시대 왜적과 오랑캐에 짓밟혀 풍전등화와 같았던 시기의 무사였던 임경업 장군과 그의 호위무사이자 책사인 매환(梅環)을 중심인물로, 그들과 뜻을 같이하는 무예인들의 삶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치밀한 고증과 탄탄한 문장력이 뛰어나 한국 무예소설의 선두가 될 만한 작품이다. 책을 많이 읽은 시인이자 무사였던 임경업은 우리의 전통무예 수박희(手搏?)를 되살려 나라를 지키는 전장에서 참된 용기로 앞장서 수많은 무예인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그를 따른다. 그의 정인인 매환은 왕조실록에도 이름을 올린 협부(俠婦)이다. 호..

한국 소설가 2021.04.16

유시연 소설가 <이태리에서 수도원을 순례하다>

유시연의 기행에세이 『 이태리에서 수도원을 순례하다』(리토피아)가 나왔다. 이 책에는 칼라사진 150여 점과 작가의 여행지에 대한 단상이 실려 있다. 오래전 수도자를 꿈꾸었던 작가는 짧은 수도생활을 접고 작가로서의 삶을 지속하다가 회자정리의 심경으로 로마 수도원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로마 FMM 수도원에 온 후 삼십여 년 전 함께 생활했던 이냐케 스페인 수녀를 만나는 장면은 생의 불가해함을 떠올리게 한다. 창립자 수도원장의 석관 앞에 무릎 꿇은 작가의 머릿속으로 지난 인생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수녀원 성당에서 수도공동체 회원들과 함께하며 작가는 오래전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비로소 대면한다. 어쩔 수 없이 먼 길을 돌고돌아 한때의 열정이 녹아 있는 수도원에서 지나온 시..

한국 소설가 2021.04.16

김영민 소설가 <종각역>

이 소설은 김영민 작가가 세 번째 펴내는 작품집이다. 소설집 『카모테스』에서 관조의 우아한 시선으로 독특한 미학적 효과를 보여준 작가는 이번 소설집 『종각역』에서 죽은 자(낯선 것)들과 산 자(익숙한 것)들의 기이한 결합의 환상성을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표제작인 「종각역」에서 나는 낮과 밤에 알바를 하면서 악착같이 살다 사고를 당해 죽지만 죽은 사실을 모른 채 이승과 저승의 중간지대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만난다. 익숙한 지명 때문에 한 번쯤 걸어봤을 그 ‘종각역’을 떠올리던 독자들은 그곳의 전혀 낯선 분위기에 호기심과 두려움을 느끼면서, 주인공이 죽었다는 사실을 점차 깨달으며 놀라움도 절정에 다다른다. 그래서 ‘종각역’이라는 익숙한 공간은 사건의 서술을 넘어서는 낯선 맥락으로 독자들을 압도한다. 죽은..

한국 소설가 202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