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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 소설집 <해동머리>

오태규 소설집 『해동머리』에는 7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 표제작 「해동머리」는 어느 묘지에서 봄이 될 때 일어난 사건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있다. 여기서 묘지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겨울에서 봄이 올 때 날이 풀릴 무렵을 해동이라 하는데, 이 소설은 뭔가 풀릴 듯 말 듯 하는 삶의 한 과정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추적해 나가고 있다. 이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 다수는 오태규의 지난날 대표작을 뽑은 것이다.이 소설에 대해서는 소설가 김승옥이 지난날 “우리 사회를 사나운 어둠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원흉은 바로 우리 자신들의 위선과 편견과 광기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임으로써 우리를 아연케 하는 소설- 그것이 바로 오태규 문학의 읽지 않고 배길 수 없는 마력이다. 해부 의사처럼 냉정한 눈으로 우리 시대 어둠의 ..

한국 소설가 2024.11.21

변영희 수필집 <노도 섬 일기 2>

《노도 섬 일기 2》에는 40편의 수필이 실려 있다. 불시에 닥친 영영 이별(죽음)과 연계, 기막힌 상황에 대한 통찰을 통해 실상을 수용한다. 언사의 죄를 짓고 노도 섬 가시울타리에 갇힌 유배객 서포 김만중의 섬살이를 유추했다. 살아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절체절명의 환경에서 모친 윤 부인의 상심을 달래려고 출발, 사씨남정기. 구운몽을 비롯, 다수의 저작 활동으로 깊은 절망과 번뇌를 극복해 가는 과정, 죽음으로 이어지는 불운의 동인과 본질을 살펴보았다.푸르고 고요해서 아름다운 노도 섬, 남해 읍내의 풍광과 함께 필연적으로 겪어야만 하는 이런저런 섬살이의 에피소드를 가감 없이 그려놓았다. 누구든 한 번쯤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색다른 섬생활의 진미를 솔직담백하게 서술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 변영희청주..

문학 이모저모 2024.11.15

윤재용 장편소설 <쌍무지개 뜨는 언덕>

자식의 장래를 내다보고 현명하게 대처하여,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바로 부모의 역할이라 할 것이다.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명 학폭(학교폭력)은 과히 도를 넘은 지가 오래되었다. 방과 후 밖에서뿐만 아니라, 일진이 다른 애를 괴롭히며 쌍욕과 책상을 뒤집으며 온 교실을 뛰어다녀도 선생은, ‘이제 그만하자.’라는 말 한마디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를 자제시켜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되었다.만약 큰소리로 자제하거나 반성문을 쓰게 하면, ‘아동 기분 상해(정서적 아동학대)’죄가 성립된다고 하였다.그래서 일진으로 불리는 ‘비행非行(그릇된 행위. 나쁜 짓을 저지름)’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우려뿐만이 아니라, 학교에서도 현행법상 어쩔 수 없는 현실에서, 과연 올바른 교육이 이뤄지겠느냐는 반문을 할 ..

한국 소설가 2024.11.15

<광릉의 여인> 송주성 역사 중편소설 연재 (포스트24)

광릉의 여인  세종이 보낸 감찰상궁이 군시기판관 윤번의 집으로 궁녀들과 함께 은밀히 찾아왔다. 부인이 대문 밖까지 달려나와 머리를 조아리고 대궐에서 나온 상궁을 안채의 정실로 맞이했다. 상궁은 왕자의 비를 선보러 온 자리로 윤번은 아들 여덟에 딸 둘이 있었다. 안주인이 별당으로 하녀를 보내 큰아씨를 불러오도록 하였다. 열두어 살의 큰딸이 부인 옆에 앉으며 큰절을 올렸다. 상궁은 눈여겨보고 몇 가지 질문을 하며 자세히 얼굴의 생김새를 작은 점 하나까지 살폈다. 성격은 온순하고 착해 보이나 부끄럼이 많고 말수가 적었다. 그때 방문이 바람에 열리듯 슬슬 열리며 어린 딸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와 어머니 옆에 앉으며 상궁에게 가볍게 인사했다. 안주인이 어서 나가라고 호통을 쳐도 나가지 않고 꿋꿋하게 무릎 위에 두 ..

최희영 장편소설 (중원의 바람-장군 김윤후)

작가의 말장편소설 「중원의 바람」은 방호별감 김윤후가 백성들과 함께 몽골군을 물리친 충주성 전투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동명의 제목(필명 유리최)으로 네이버 웹소설 2024 문피아에 연재했다.장군 김윤후는 고려 고종 재위 시, 여섯 차례(1231년~1259년) 몽골군 침략에서, 2차 처인성 전투(승려)와 5차 충주성 전투(섭랑장/방호별감)에서 백성들과 함께 몽골군을 돌려세운 유일한 고려 장수였다.그리고 그의 목숨을 담보로 노비들을 해방해 함락 위기에 처한 충주성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노비들의 해방은 그들이 곧 자유인임을 의미한다. 자유, 노비들에게 자유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장편소설 「중원의 바람」을 구상할 때부터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지었다. 적어도 장편소설 「중원의 바람」에서는 먹고사는 일이라고. ..

한국 소설가 2024.11.13

고광률 장편소설 <붉은 그늘>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에 대한 상상 밖의 이야기‘독한’ 리얼리티로 그려낸 팍스 아메리카나의 불편한 진실1950년 7월의 그 날, 노근리 철로와 쌍굴다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건이 일어난 지도 어언 74년. 소설가 고광률이 오랜 시간 동안 외면되어 온 그 상처의 기억을 뼈대로, 전쟁 이후의 사회상과 인간사까지를 아울러 통찰하는 빼어난 소설을 내놓았다. 작품은 노근리에서 일어난 양민학살이, 식민지배와 분단이, 전쟁과 산업화가 한국 사회에 남긴 어두운 면면들을 견결히 폭로한다.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들과 생동감 넘치는 사건 묘사를 통해,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닌 시대의 총체성이 깃든 서사문학으로 어둠에 갇혀 있던 노근리를 조명하는 소설이다. ‘한국 문단에서 입담과 필담 좋기로 유명한 작가’(소설가 ..

한국 소설가 2024.11.12

송시내 수필 <싱글오리진>

먹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면서 지금 겪는 힘겨움을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은 위로가 되는 음식이 있다. 그런 것들은 몸을 채우기보다는 마음을 달래준다. 소울푸드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깊은 아픔이 배어 있다. 노예로 끌려와 강제 노동에 시달리던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칼로리 음식을 먹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이 먹던 것은 단순한 끼니가 아니었을 것이다. 고된 하루 끝에 나누던 한 끼는 마음을 채우고, 때로는 영혼 깊은 곳을 흔드는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내게도 떠올리면 가슴 먹먹한 음식이 몇 가지 있다. 불편한 식사 자리를 마친 후 집에서 먹던 고추장 팍팍 넣고 비빈 양푼이 비빔밥, 지독한 독감으로 힘들 때 엄마가 주던 복숭아 통조림, 자취생 시절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시장에서 혼자 뜯던 족발, 약간의 한기를 느..

문학 이모저모 2024.11.06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대한민국 <한강 소설가>

한강 소설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경제, 군사에 이어 문화예술의 국가 위상을 크게 높여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일류 선진국으로 도약시켰고, 한국 소설가의 자부심을 심어주고 한국 소설의 지평을 한층 넓혀 우리를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만들어주었다.​아시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총 6명이다.인도 인구15억 수상자 1명중국 인구14억 수상자 2명일본 인구 1억2천 수상자 2명한국 인구 5천 수상자 1명​한민족이 얼마나 대단한 민족인가? 저자: 한강 소설가​1970년 겨울에 태어났다.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

한국 소설가 2024.10.11

송주성 장편소설 <직지 대모> 전자책

종이책 절판으로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지원받아 전자책으로 출간하였습니다. 제6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직지소설문학상 중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호평을 받은 소설 『직지 대모』는 직지를 찾아내 유네스코에 등재케 한 박병선 박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남의 나라 창고에서 한낱 종잇조각으로 그쳤을지도 모르는 위대한 직지심체요절과 외규장각 의궤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도록 한 박병선 박사의 연구정신과 끈질긴 과정을 생생하고도 촘촘한 짜임새로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또한 우리 문화의 가치를 찾기 위해 교황청과 프랑스 도서관 그리고 원나라를 넘나드는 역사의 현장을 장쾌하고도 경이롭게 형상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강대국의 약소국 문화재 약탈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역사의식도 ..

한국 소설가 2024.09.09

<불온한 외출> 김영범 소설집

김영범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으로 표제작을 비롯해 9편의 작품을 싣고 있다. 가공할 자본의 힘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지만, 그러나 다시 일어나야 하는 인물들의 현재 일상과 그곳에서 벗어나고픈 자유에 대한 욕망과 그리움이 송곳같이 꽂혀있는 소설이다.「불온한 외출」은 지하철 2호선에 탑승한 주인공이 들고 있는 가방 안에는 온갖 연장이 가득하고, 그 연장들이 언제든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에서 비롯된 긴장감이 독자를 압도하는 작품이다. 지극히 불안정해 보이는 주인공의 심리 상태는 단순히 개인적인 분노가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공분으로 가닿고 있다. 이 작품은 상대방을 향한 분노와 비판이 비정상적으로 끓어오르는 오늘날의 사회적 분위기를 주인공 나의 지극히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통해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한국 소설가 2024.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