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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훈 소설 <어린이와 아이들>

이 소설은 장편소설 『대왕세종』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박충훈 작가가 어린이와 아이들을 보는 독자들의 눈과 마음이 맑아졌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쓴 신작으로, ‘어린이와 아이들’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밀레니엄 축제」는 새천년을 앞둔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만난 남자아이와 화자의 사연을 그린 작품으로 부모의 사업실패로 갈 곳 없는 아이의 처지가 칼바람같이 온몸을 아프게 찔러온다. 「민선이」는 늘 같은 시간에 골목길에 나타나 울고 있는 여자 아이 이야기인데, 장애인 부부를 부모로 둔 민선이의 모습이 선연하게 다가온다. 「할머니의 손자」는 식당을 하던 아들이 쫄딱 망하고 며느리는 노총각과 눈이 맞아 잠적하는 바람에 졸지에 손자와 손녀를 맡아 키우는 조순자 할머니와 원기 남매의 삶이 촘촘한 모자이크로 그려지고 ..

문학 이모저모 2022.09.08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정은 소설집

작품집의 제목,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보이기 위해 고안한 사고실험으로, 이 작품에서는 내일의 운명을 알 수 없는 처지, 삶과 죽음이 상존하는 상태를 상징한다. 1991년 등단해 지금까지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 온 소설가 이정은의 여덟 번째 소설집《슈뢰딩거의 고양이》에는 연약한 존재들의 인생사를 담은 아홉 편의 작품이 실렸다. 부부 사이의 불평등, 외모지상주의로 인한 자존감의 상실, 학교폭력 등 살아가며 누구나 마주할 법한 비극적 상황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작품 곳곳에서는 다양한 인생 경험에서 우러나온 깊이 있는 고찰을 찾아볼 수 있다. 이정은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삶의 그늘을 낱낱이 들춰낸다. 그러나 현실의 괴로운 상처를 날카롭게 풀어내는 작가의 시선에..

한국 소설가 2022.09.02

<나그네새의 편지> 송재용 창작집

이 창작집은 예술인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출간한 작품집으로 중편소설 과, 단편소설 등 8편의 중단편 소설로 구성되었다. 송재용 소설가는 충남 부여 출생으로 대전고와 고려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고, 을 통해 등단했다. 출간한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등과 창작집 가 있다. 1994년 노동부 주최 노사화합 드라마 소재 공모에서 중편소설 가 최우수 작품으로 당선되어 MBC-TV 베스트 극장에 방영되었다. 현재 한국소설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 소설가 2022.08.31

<남해의 고독한 성자> 변영희 소설가

이 소설은 변영희 작가의 장편소설로 『구운몽』의 저자 김만중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저자는 유배지의 극한 상황에서도 삶의 의지를 잃지 않고 『구운몽』을 집필하면서 절망의 상황을 이겨내는 김만중의 모습을 전율이 느낄 정도로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소설은 김만중이 그냥 유배의 삶을 수용하는 단계가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바꾸면서 인간의 존재와 삶이 지니는 가치, 정신적인 의지로 자신의 시간을 채색하면서 『구운몽』을 그려내는 장면을 세필화처럼 묘사하고 있다. 유배자의 고독과 곤궁함 속에서도 삶의 성찰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김만중의 몸과 마음, 정신을 그리고 있는 『남해의 고독한 성자』는 병자호란 와중에 퇴각하던 병선에서 태어나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로부터 교육을 받고 자라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을 하면서 ..

한국 소설가 2022.08.17

유애숙 소설집 <밤의 가스파르>

책소개 유애숙은 현대인의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만남과 이별에 촉수를 내미는 ‘일상적 리얼리즘’의 작가이다. 이번에 출간된 소설집 『밤의 가스파르』가 인간관계의 표면과 이면을 입체화하는 다중주 모음집에 해당한다. 유애숙이 문학적으로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는 ‘사랑’이다. 그의 모든 작품에서 다양한 인물들과 각양의 사건들을 통해 초지일관 견지하는 바는 사람보다도 밀도가 높아진 현대 사회의 욕망이다. 인간의 마음은 인류의 조상들이 생존과 번식에 이바지하게끔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하게 된 결과물이다. 유애숙 소설의 주인공들이 표방하는 연애담은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덜 진화된 존재’들이 지닌 마음의 본성을 추적하는 방식을 택하는지도 모른다. 과거를 추억하거나 새로운 상대를 찾아 배회하는 존재들의 삶이 ..

한국 소설가 2022.07.13

<좀비시대 > 방서현 장편소설

책소개 이미지 광고에 감쪽같이 속아 학습지 회사에 들어간 연우와 수아. 그들은 이십 대 젊은이들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꿈을 접거나 혹은 잠시 내려놓고 현실 세계에 뛰어든다. 하지만 자본의 세계는 그들이 꿈꾼 세계와는 거리가 멀다. 그들이 보기에 현실 속의 사람들은 이상하다. 갑자기 이상한 세계에 놓인 듯한 느낌이다. 현실 속의 사람들은 인간이 아닌 어느새 좀비가 되어 있다. 좀비가 되어 자신들과 똑같은 좀비가 될 것을 요구한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자본 창출을 위해 좀비 바이러스를 전염시켜려 한다. 작가는 학습지 방문교사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시대가 인간성을 상실한 좀비 시대임을 선언한다. 인류애 대신에 돈과 권력이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아니, 감염된 그 사실도 ..

한국 소설가 2022.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