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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전쟁> 송주성 단편소설

거문도 전쟁 (단편소설), 송주성 소설가 - 포스트24 (post24.kr) ​ 거문도 전쟁 1885월 4월 15일 거문도 앞바다에 불탄봉보다 높은 거대한 돛을 단 군함 세 척이 나타났다. 거문도 촌장과 주민들이 모두 선착장으로 나와 구경하고 처녀 무당 점례와 박수 칠석이 선창가에서 요상한 눈으로 군함들을 지켜봤다. 한 번도 서양군함을 본 적 없는 거문도 주민들은 조정에서 보낸 군함으로 생각하고 도내해로 들어오자 만세를 부르며 눈을 떼지 못했다. 배는 배가 분명 맞는데 거문도의 고깃배에 비하면 백배는 더 커 보였다. 도내해에 정박한 군함에서 작은 배로 옮겨 타고 상륙한 백여 명의 서양 사람들은 거문도 사람들이 처음 보는 인간들이었다. 희한하게 생긴 모습이 조선 사람이 아님은 분명했다. 모두 똑같은 검은 ..

허진석 시인 <여자 이야기>

「여자이야기」는 주제나 목적에 집착한 책이 아니다. 그냥 ‘여자이야기’다. 다만 길고 유장한 이야기, 호메로스가 에게 해의 잔잔한 파도 위에 부스러지는 달빛을 배경으로 헥토르와 안드로마케의 마지막 상봉을 노래하던 때의, 그의 시간 어느 마디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를테면 라르고 조(調)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밖에 없을 보이저의 여행과도 같은 역사와 상상과 성찰의 구간을 유영하고 싶었다. 밤바다 위에 떠오른 향유고래가 길게 내뿜는 날숨. 청중은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메데이아와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안티고네 같은 이름은 그리스 고전과 신화의 세계에 박제된 석고 덩어리가 아니다. 그 이름만으로도 생명을 내재하고 우리 의식 속에서 약동하는 강력한 현실이다. 당신이 금요일 밤 폭음한 대가를 치르는 어중간한 토요..

문학 이모저모 2022.12.01

<손암과 다산 형제애> 송주성 단편소설 -정약전과 정약용 유배지 우애

http://www.post24.kr/78510 도초도 자산어보 촬영지 ​ 손암과 다산 형제애 손암은 사촌서실의 방문을 열어놓고 흑산 바다에서 불어오는 짠바람을 맞으며 자산어보 집필을 마무리 중이었다. 바다는 푸르고, 섬은 검고, 하늘은 파랬다. 그는 서리 선창으로 고깃배들이 들어오는 것을 무심히 바라봤다. 흑산도 어선들보다 훨씬 커다란 고깃배 한 척이 쌍돛을 세우고 들어와 선창에 정박했다. 젊은 어부가 단숨에 사촌서당(사촌서실)을 향해 뛰어 올라오며 소리쳤다. -손암 나으리! 정약전 나으리! -이게 누군가 홍어장수 문순득 아닌가? -네 나으리, 소인 우이도 문순득이어라우. -그래 웬 호들갑인가? -나으리, 참말로 반가운 소식을 가져왔당께요. -임금이 나를 유배에서 풀어준다는 소식이라도 갖고 왔는가? -..

손정모 소설집 <몰운대 해변의 낙조>

1998년 월간 『문학 21』의 신인상 당선작 외 11편의 단편소설을 담은 단편집, 『몰운대 해변의 낙조』 ​ “저는 문예지를 통하여 등단한 시인이자 평론가이기도 합니다. 28세에 조선일보와 서울신문의 신춘문예에 도전했지만 실패하여, 그 이후로는 일체의 등단 도전을 보류하고 15년간 부단히 신춘문예 당선 작품들을 분석하고 연구해 왔었습니다. 그러다가 1998년의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의 작품 기법을 최대한 흡수하면서도 저의 독창적 서사 구조와 용해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깔린 작품집임을 말하고 싶군요.” -작가 인터뷰 中 ​ 소설이란 이야기만을 단순히 의미하지 않는다. 소설적인 구조 속에 세련된 표현 기법과 응축된 정감을 불어넣어야 한다. 『몰운대 해변의 낙조』는 이러한 기법뿐만 아니라 풍경과 사건의 전개..

한국 소설가 2022.11.28

<원평 등대> 송주성 단편소설 - 천사(1004)섬 비금도

「원평 등대」, 송주성 소설가의 단편소설 - 포스트24 (post24.kr) 원평 등대 원평 등대 원평항의 가을하늘이 바다와 어울려 파란 세상을 시원하게 펼쳐보였다. 섬섬히 떠있는 무인도 앞으로 방파제가 두 마리 용처럼 기다랗다 누워있었다. 좌측 방파제는 빨간 등대를 왕관처럼 쓰고 있고 우측 방파제는 하얀 등대를 머리에 마법사의 모자처럼 쓰고 있었다. 나는 낚싯대를 메고 빨간 등대 방파제 끝으로 자전거를 타고 갔다. 진돌이가 숨을 헐떡이며 자전거를 쫓아왔다. 우리 동네에서는 내가 유일한 어린이다. 친구 없이 혼자 노는 것이 안쓰러워 아빠가 진도에 사는 친구 분에게 부탁해 순종 진돗개 진돌이는 데려왔다. 방파제가 가까워질수록 진돌이가 날뛰며 짖었다. 방파제 끝 빨간등대 아래 내 나이또래 여자아이가 까만 강..

「불섬 송주성 단편소설​ - 천사(1004)섬 도초도

http://www.post24.kr/77159 ≪포스트24≫ 「불섬」송주성 소설가의 단편소설 ​ ​ 불섬 [경축! 박으뜸 서울대학교 법대 합격] 불섬 선창가에 매달린 플래카드 아래 동네사람들이 모였다. 불섬이 생긴 이래 서울대학교 합격생은 처음이라고 숭어 떼가 튀어 오르듯 한마디씩 자랑을 뱉었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낙지가 구멍으로 기어들어가듯 말꼬리를 늘어트렸다. “장학생으로 합격했으면 참 좋았을 걸...”저녁놀에 플래카드가 노을빛으로 붉어졌다. 나는 저녁 해를 따라 불섬 산꼭대기로 달렸다. 흑산도로 넘어가는 저녁 햇빛에 반사된 섬들이 바다에 점점이 박힌 호박보석처럼 반짝였다. -버금아! -아이, 버금아! 온 동네를 울리고 불섬 산꼭대기까지 징소리처럼 울려 퍼지는 엄마의 목소리였다. 숨도 안 쉬고 바..

<잊혀진 영웅들> 송주성 단편소설 영덕 장사리해변 학도병 상륙작전

뉴스홈 >성남시 잊혀진 영웅들 송주성 소설가의 소설읽기 이영자 기자 | 입력 : 2022/11/12 [03:07] ▲사진=송주성 소설가. © 포스트24 잊혀진 영웅들 송주성 소설가 1950년 6월 27일 북한군은 한국전쟁 발발 사흘 만에 서울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오후가 되자 대통령 사저 이화장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분주히 짐 옮기는 것을 목격한 아버지는 집으로 뛰어 들어오면서 소리쳤다. -모두 집에 있나? 우리 집은 대통령 사저 이화장과 백여 미터 거리에 있었다. 나는 고등학교 삼학년이었다. 임시휴교령이 내려 평소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중학교 삼학년 동생은 이미 집에 와 있고, 중학교 일학년 막내는 집에 없었다. 아버지가 다급하게 두리번거리며 다시 외쳤다. -뭣들 해! 어서 피난 떠날 준비 ..

김태환 <박달산, 직지를 품다> 제10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당선작

이 소설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의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계승하고 발전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제정한 직지소설문학상 10회 대상 수상작이다. 『박달산, 직지를 품다』 이런 문학상의 제정 취지에 적합한 내용과 형식을 두루 갖춘 작품이다. 김태환의 장편소설 『박달산, 직지를 품다』는 가독성 높은 문장과 흥미진진한 사건전개, 치열한 역사의식으로 직지 소설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인 수작이다. 고려사의 ‘왜구 200기가 장연현을 침구했다. 왕안덕, 도흥, 김사혁이 물리쳤다’는 이 한 문장으로 왜구-금속-직지의 상상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이 소설은 시대의 이면에 감추어진 직지의 비밀을 추적하는 거침없는 플롯과 박진감 넘치는 서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사라진 고려 말의 직지가 어떻게..

한국 소설가 2022.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