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장편소설 『대왕세종』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박충훈 작가가 어린이와 아이들을 보는 독자들의 눈과 마음이 맑아졌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쓴 신작으로, ‘어린이와 아이들’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밀레니엄 축제」는 새천년을 앞둔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만난 남자아이와 화자의 사연을 그린 작품으로 부모의 사업실패로 갈 곳 없는 아이의 처지가 칼바람같이 온몸을 아프게 찔러온다. 「민선이」는 늘 같은 시간에 골목길에 나타나 울고 있는 여자 아이 이야기인데, 장애인 부부를 부모로 둔 민선이의 모습이 선연하게 다가온다. 「할머니의 손자」는 식당을 하던 아들이 쫄딱 망하고 며느리는 노총각과 눈이 맞아 잠적하는 바람에 졸지에 손자와 손녀를 맡아 키우는 조순자 할머니와 원기 남매의 삶이 촘촘한 모자이크로 그려지고 있다. 「우리 집에 오는 천사들」은 손녀 세나가 데리고 오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 할아버지의 일상이 소소하지만 큰 이야기로 읽힌다. 그것은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역동적이면서도 새로운 문화를 생성하는 원천으로 사유할 필요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불명열不明熱」은 원인 모를 열로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기와 그 아기를 진찰하는 의사 가족 이야기를 통해 쉽지는 않지만 우리가 지켜야 할 탄생과 생의 순결성을 온몸으로 감당하는 현장을 절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보람이네 집」은 보람이가 검은 동자가 없는 듯이 보이는 큰아버지의 오른쪽 눈에 얽힌 사연을 따라가는 이야기을 긴장감 있게 서술하고 있다. 화자가 차분하게 들려주는 보람이 아버지와 큰아버지의 인생을 통해 가족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상처를 안다는 것을 넘어서서 상처를 깊이 공감하는 보람이의 형상이 오래도록 머릿속에 각인된다. 「파란나라 사람들」은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고등학생 유미와 그를 괴롭히는 현장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섬찟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알바로 일을 하는 ‘파란나라 식당’의 상징성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중편소설 「사랑을 읽는 시간」의 화자는 손자가 집으로 데려오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베트남 파병 시절을 떠올린다. 그때 화자가 사랑했던 베트남 여인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을 감동 있게 그리면서 더불어 다문화가정의 명암 또한 여실히 그리고 있다.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가정과 아이들에게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통해 이제 과거에는 마침표를 찍고 미래를 열어놓으려는 작가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콩엿」은 과거 굶주리던 시절의 이야기로 화자의 집에 머슴을 살던 태식의 아들 상문이 배가 부르도록 콩엿을 먹고 물을 많이 마시는 바람에 그만 죽고 마는 가슴 아픈 이야기로 가난하고 배고픈 지난 시절의 시간을 먹먹하게 반추하게 만든다.
박충훈 작가의 『어른이 동화 어린이와 아이들』은 어린이와 아이들을 통해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어둠을 온몸으로 증언하고 있다. 또한 연민만으로는 그들의 어두운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거리를 확보할 수 없다는 것도 아프게 보여준다. 어린이와 아이들과의 감성적인 연대로 출발해 정서적 공감에 도달할 수 있을지라도 궁극적으로 그들을 둘러싼 어른들이 만든 어두운 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그 공감은 단편적이고 고립적일 뿐이라는 것을 역설하는 작가의식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저자소개
강원도 영월 출생 1989년 월간중앙 복간기념 논픽션 공모에 「金馬里 3·1운동 秘史」 당선. 1990년 월간문학 제61회 신인문학상 소설부문 당선으로 등단.
장편소설 강물은 모두 바다로 흐르지 않는다(전2권) 그대에게 못다한 말이 있다 우리는 사랑의 그림자를 보았네 르네상스, 그 화려한 부활 태극기 대하역사소설 대왕세종(전3권) 역사소설 君臣 이방원 장편논픽션태극기의 탄생 판타지 장편소설 천기누설(전2권) 작품집 어른이 동화-어린이와 아이들 그들의 축제 동강 못다 그린 그림하나 남아있는 사람들 남녘형님 북녘형님 동티거울의 이면 흐르는 강물처럼 사랑, 행복을 읽는 시간 건강실용서 밥상위의 보약 산야초를 찾아서 야생 생약재로 보약주 만들기 소설가 박충훈의 건강차 35선 잘 먹고 잘 누고 잘 자는 법 뜯고 따고 캐고 맛보고 즐기는 산야초 기행 삼백초 반신욕 건강법
태극기의 탄생 2009년 <조선일보> 장편논픽션대상 수상, 대하역사소설 대왕세종으로 서울시문학상 수상, 2011년 제37회 한국소설문학상 수상, 2019년 계간문예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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