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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애린 장편소설 <가면올빼미>

작가의 말 기온의 급강하로 정릉천 자전거 도로가 눈에 띄게 한산해졌던 지난 겨울의 어느 날, 악조건 속에서도 굳이 위험한 하천가로 내려가 꽁꽁 얼어붙은 냇물을 돌멩이로 두드리고 있는 한 남자를 보았다. 처음엔 의아해서 내심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수초 후 나도 모르게 돌멩이에 머리를 맞은 듯 신선한 충격에 젖어 들게 되었다. 남자야말로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의 후예가 아닐까? 어쩌면 그는 극지방의 빙하코어 같은 자신의 뇌를 두드려 그 안에 웅크린 낡은 가치관을 과감히 깨부수고 있는 걸까? 1.5 킬로그램의 작은 우주로 불리는 인간의 두뇌는 스트레스에서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우울의 늪에 빠져드는 방어기제를 택한다고 한다. 최소한의 에너지와 동선으로 위험에서 멀어지기 위해. 하지만 뇌는 이기적이다. 힘겹게 균..

한국 소설가 2021.07.08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이광복 소설가 산문집<슬픔을 기쁨으로>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이광복 소설가가 펴낸 산문집이다. 그동안 많은 소설을 창작하면서 틈틈이 신문이나 잡지에 발표했던 글들을 모아서 작년에 『절망을 희망으로』라는 산문집을 묶었고, 이번에 그 후속작으로 󰡔슬픔을 기쁨으로󰡕라는 제목의 산문집을 묶었다. 2020년에 간행한 『절망을 희망으로』에서는 저자의 출생에서부터 성장 과정을 거쳐 작금에 이르기까지의 궤적을 한 땀 한 땀 바느질했다면, 이번 산문집 『슬픔을 기쁨으로』는 저자가 쓰라린 슬픔을 딛고 오늘의 기쁨을 이룩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얻은 사색과 일상의 편린들을 기록하고 있다.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대학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고,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슬픔을 딛고 일어나 기쁨을 ‘나의 것’으로 만든 끈질긴 인내의 중심에는 문학이 있었..

문학 이모저모 2021.06.22

백정희 소설가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

삶의 존재 근거를 향하는 아득한 길 백정희 작가의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이 푸른사상사에서 출간되었다.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한 삶의 현장을 목도하며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소설 8편을 소설집에 실었다. 계급과 자본의 논리로 작동하는 현실에서 고통 받는 민중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외된 자들을 껴안는다.

한국 소설가 2021.06.08

2021 목포시 문학SNS서포터즈 모집(5월24일 마감)

목포시 문학SNS서포터즈 모집 개인·단체 SNS를 통하여『2021 목포문학박람회』및 목포의 다양한 문학자원을 홍보 할「목포시 문학SNS서포터즈 」를 다음과 같이 모집하오니, 많은 참여바랍니다. 1. 모집인원 : 109명 2. 모집기간 : 2021. 5. 10. ∼ 5. 24.(15일간) 3. 지원자격 : SNS 사용에 능숙하고 문학에 관심 있는 누구나 * SNS :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페, 유튜브 4. 지원방법 ○ 참가신청서 : 시청 홈페이지 “고시공고” (http://www.mokpo.go.kr) 다운로드 후 작성 ○ 지원서 제출 : E-mail–hmpark3@ korea.kr 이메일로만 접수 5. 선정기준 : SNS 활동사항, 지원 동기 등 6. 발 표 : 2021년 6월..

문학 이모저모 2021.05.17

4.19 서울학생혁명 (한국 소설 2021년 5월 발표) 소설가 송주성

4.19 서울학생혁명 피의 화요일 4월 19일 화요일 아침 아홉시 수업을 시작하기 바로 직전이었다. 종로통에서 요란한 함성이 들리자 학생들이 창문을 열고 종로쪽으로 귀를 기울였다. 서울 시민의 외침이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정, 부통령선거 다시 하라! -다시 하라! 다시 하라! 나는 함성에 이끌려 운동장으로 달려나갔다. 내 뒤를 따라 우리 반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나오고 1,2,3학년 전체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몰려나왔다. 나는 교문 앞에서 거리를 살폈다. 경찰들이 곤봉을 휘두르며 무리지어 도망가는 학생들을 쫓았다. 대광고등학교 학생들이 종로를 벗어나 혜화동으로 도망쳤다. 그들은 학교가 있는 신설동로타리에서 데모를 시작해 동대문을 지나 종로로 들어섰다가 종로5가에서 경찰과 마주쳐, 곤봉으로 두들겨 맞고 피..

손용상 작가 시집 <부르지 못한 노래...허재비도 잠 깨우고>

노래를 부르세요… 아내가 말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엄습한 이른바 중풍(中風)… 누구든 당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 일이 ‘나’에게 닥치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느 날 불시에 내 앞에 그런 일이 벌어지면 억장이 무너지지요. 사람들은 이런 경우를 당하면 대개 그 순서가 있다고 합니다. 처음엔 기막히고, 좌절하고, 회한과 절망 속에 분노하다가 그 단계가 지나야 비로소 현실을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그리고 혹은 종교에 귀의하거나 스스로 마음을 다스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부의 사람들은 그 절망과 좌절과 분노의 단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개 생生을 마감한다고도 하지요. 좌절해 있던 어느 날, 당시 잠깐 서울에 돌아갔던 아내가 전화를 하였습니다. -그냥 살기가 버겁고 귀치가 않네. ..

문학 이모저모 2021.04.28

한국 소설가 신간 박충훈 소설집 <사랑, 행복을 읽는 시간>

사랑 행복을 읽는 시간 박충훈의 소설은 일단 손에 잡으면 술술 읽힐 정도가 아니라 흥미진진하여 그냥 빠져들어 찔끔거리는 오줌도 미룰 지경이다. 보통사람들의 세상의 뒷이야기를 박충훈처럼 구수하면서도 속 시원하게 확 털어놓는 예는 흔치 않다. 이번 소설집에는 보통사람들의 삶을 황폐화시키는 인간답잖은 존재들의 악바리 같은 염치없는 뻔뻔스러움 앞에서 분노와 증오를 넘어 ‘저주’에 이르는 미세한 감정을 파헤치고 있다. 아무리 정직하고 착하게 살아가려고 해도 좀비처럼 번지는 악의 무리들이 횡행하고, 믿었던 법조차도 악의 편을 옹호해버리는 절망감이 ‘저주’를 낳는다. 그것은 장엄한 비극이 아니라 코미디 같은 희극으로 우리 시대를 범람하고 있다. -임헌영 (문학평론가)

한국 소설가 2021.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