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행복을 읽는 시간
박충훈의 소설은 일단 손에 잡으면 술술 읽힐 정도가 아니라 흥미진진하여 그냥 빠져들어 찔끔거리는 오줌도 미룰 지경이다. 보통사람들의 세상의 뒷이야기를 박충훈처럼 구수하면서도 속 시원하게 확 털어놓는 예는 흔치 않다. 이번 소설집에는 보통사람들의 삶을 황폐화시키는 인간답잖은 존재들의 악바리 같은 염치없는 뻔뻔스러움 앞에서 분노와 증오를 넘어 ‘저주’에 이르는 미세한 감정을 파헤치고 있다. 아무리 정직하고 착하게 살아가려고 해도 좀비처럼 번지는 악의 무리들이 횡행하고, 믿었던 법조차도 악의 편을 옹호해버리는 절망감이 ‘저주’를 낳는다. 그것은 장엄한 비극이 아니라 코미디 같은 희극으로 우리 시대를 범람하고 있다.
-임헌영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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