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가

변영희 소설가 소설집 <동창회 소묘>

소설가 송주성 2021. 11. 30. 11:27

 

이 소설은

변영희 작가가 그동안 발표한 단편 9편을 묶은 작품집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각기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인간의 삶이란 얼마나 고단한 것인가에 대한 집요한 물음으로 읽히는 소설집 『동창회 소묘素描』는 탄탄한 구성력과 묘사력을 통해 인간실존의 근본적인 극한 상황 속으로 인물을 끌어들여 탐구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을 옭아매는 어둠과 벽, 장애 같은 조건들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되어 나타난다. 또한 극단적인 외부의 위기 상황과 지극히 개별적인 역경과 난국 속에서도 이 세계는 어떤 형태로든 인간들이 살고 있고, 결국 살아있는 인간들의 조건으로서 이 세계가 얼마나 합당한가 하는 탐색과 질문이기도 하다.

「동창회 소묘」 유민자의 동창생을 향한 서글픈 애정, 「효도비」 수희의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 「이별」의 미지 마음속 별리, 「여보를 구합니다」 오순의 외로움, 「모정 삼만 리」 민주의 아들을 그리워하는 마음, 「어머니의 특별한 여름」의 수진과 어머니의 신산한 삶, 「아버지의 밤」의 내가 무시로 그리워하는 아버지, 「영혼 사진관」 선지식을 찾아다니는 현숙의 카르마,「한 가지 소원」 영선이 평생에 걸쳐 앓아 온 마음 병 등은 인간이 생존을 지속하면서 겪어야 할 상황이 집약된 것으로, 소설에서는 그래도 생존을 선택하는 인간은 대체 무엇으로 인간인가 하는 불안과 의문을 꼬리표처럼 달고 있다.

작가는 그런 불안과 의문에도 불구하고 생존을 선택하지 않으면 더이상 삶이 있을 수 없는 것이 세상이라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생존의 벽에 갇힌 인간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인간의 삶이란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현실을 체화하여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충분히 공감이 간다.

변영희 작가가 『동창회 소묘素描』에서 보여주고 있는 세계가 설득력을 얻는 요인은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사방 벽으로 막힌 세계의 구체적인 현장을 사실적으로 파고들어 우리도 흔히 겪을 수 있는 세계라는 타당성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소한 것 같으면서도 인간의 심정을 울리는 한숨과 눈물, 가슴앓이의 인과성을 독자들과 같이 나눠 가지면서 생기기는 공명을 탄탄한 서사로 엮은 현장이기도 하다.

 

저자소개

1984 󰡔문예운동󰡕 소설 「동창회 소묘(素描)」.

1985 󰡔한국수필󰡕 「풍매화(風媒花)」 등단.

저서

장편소설

󰡔지옥에서 연꽃을 피운 수도자 아내의 수기󰡕 󰡔무심천에서 꽃 핀 사랑󰡕 3부작 󰡔마흔넷의 반란󰡕 󰡔황홀한 외출󰡕 󰡔오년 후󰡕

소설집

󰡔열일곱의 신세계󰡕 󰡔동창회 소묘(素描)󰡕 󰡔매지리에서 꿈꾸다󰡕 󰡔입실 파티󰡕

수필집 󰡔비오는 밤의 꽃다발󰡕 󰡔애인 없으세요?󰡕 󰡔문득 외로움이󰡕 󰡔엄마는 염려 마󰡕 󰡔뭐가 잘 났다고󰡕 󰡔몰두의 단계󰡕 󰡔나의 삶 나의 길󰡕 󰡔거울연못의 나무 그림자󰡕 󰡔갈 곳 있는 노년󰡕

E-book 󰡔사랑 파도를 넘다󰡕 󰡔이방 지대󰡕 󰡔졸병의 고독󰡕 외 다수.

수상

일붕문학상, 한국소설작가상, 직지소설문학상, 한국문학인상, 손소희소설문학상, 무궁화문학상소설대상, 한국수필문학상.

한국소설가협회이사, 국제펜입회심의위원, 한국문인협회전자문학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