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가

이상문 장편소설 <붉은 눈동자>

소설가 송주성 2021. 9. 27. 10:41

저자 이상문

전남 나주 출생.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재학 중 입대 월남전 참전(19070.3~1972.1).

1983월간문학신인작품상에 단편소설 탄흔(彈痕)당선으로 등단.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장 역임.

창작집 살아나는 팔』 『영웅의 나라』 『은밀한 배반』 『누군들 별이 되고 싶지 않으랴』 『이런 젠장맞을 일이

장편소설 황색인(3) 계단 없는 도시』 『자유와의 계약(2) 남자를 찾다 만난 여자 그리고 남자(2) 늪지대 저쪽』 『작은 나라의 마지막 비상구』 『춤추는 나부(2)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립니다(5) 방랑시인 김삿갓(10)

르포집 베트남 별곡(서울신문·스포츠서울 객원기자-1990.4, 베트남 취재)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부산일보 객원기자-1990.12, 베트남 취재)

수상 대한민국문학상(1988), 윤동주문학상(1989) 동국문학상(1989) 한국PEN문학상(2003) 한국소설문학상(2011) 노근리평화상-문학부문(2015)

이 시대의 탁월한 이야기꾼인 이상문의 작품들은 휴머니즘에 기초하고 있다. 갈등이나 분열, 비판이나 고발이 아니라 위로와 치유로 함께 어우러지는 따뜻한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런 이상문 소설의 덕목들이 집약된 작품이 붉은 눈동자. 지금 이 시점에서 베트남전쟁을 조명하며 그 전쟁의 진실과 후유증에 시달리는 참전자들의 노년 삶을 다루고 있다. 전쟁터에서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절망하고 몰락해버린 그들의 화해를 사랑과 용서, 인간의 염치와 예의라는 양심으로 모색해 나간다. 중층적인 구조와 특유의 터질 듯한 이야기 힘으로.

작가가 노린 것은 선악 갈등이나 대결이 아니라 용서와 화해다. 그럼으로써 사회는 물론 선악이 끊임없이 갈등하게 마련인 각자의 마음도 해원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표피적인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보다 한층 더 이상문의 작품을 융숭하고 깊게 만들어가며 인간 삶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한다.

-‘작품 해설중에서

전쟁판에 나갔다가 육신이 망가지거나 성해서 조국으로 돌아왔다 해도, 지난 반세기 동안을 일그러지고 뒤틀린 채로, 그렇게 죽거나 늙어온 이들이 있다. 그들에게 그때의 일을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할까. 월남전쟁은 한국에, 한국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특히 참전군인들에게는 무엇이었는지? 나는 그 의미와 그 무엇을 혼자서라도 바로 정리하고 싶었다.

우리의 민낯이 드러난다고 해서 부끄러워하거나 슬퍼할 것도, 더욱이 원망하거나 화를 낼 것도 없다. 그 길이 우리의 입장과 처지에서 선택한 최선이었다면 더욱 그렇다.

진실이 가려진 역사는 죽은 역사라고 믿는다. 살아서 펄쩍펄쩍 뛰고 있는 현재와, 죽어서 조용히 묻혀 있는 역사가 어찌 대화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설 수 있을까? 내가 이 소설을 쓴 이유이다.

-‘작가의 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