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민왕 거문고’를 생각한다. 수덕사에 수장되어 있는 ‘공민왕 거문고’의 주인은 육교(六橋) 이조묵(李祖黙)이었다. 이조묵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조선 최고의 골동서화 수장가로 거문고를 사들였다. 거문고와 악보를 빙허각 이씨와 시동생이며 제자인 풍석 서유구의 감정으로 진품임을 재확인했다. 또한 어느 누구도 왕의 거문고에 손대지 못하던 일을 해냈다. 길일을 잡아 거문고에 새겨진 ‘恭愍王琴’ 금명과 함께 내력을 쓴 찬문이 이조묵의 친필이며 아로새긴 각자도 본인의 솜씨다. 끝내 거문고는 대원군 이하응에게 넘어가 손자 의친왕 이강이 만공스님에게 시주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조묵은 6조의 판서를 두루 역임한 문헌공 이창수의 장남이었지만 입신출세를 멀리하고 과거에는 응시조차 하지 않았다. 언제나 공민왕 거문고와 함께하였다. 진정한 금객이었다. 그는 외곬으로 시서화와 금석문과 고증학에 심취했다.
필자는 골동서화에 빠져 살았던 금객 이조묵의 예술정신을 기리고자 1,095일간 붓을 놓을 수가 없었다. -- ‘서언’ 중에서
이조묵은 조선 후기 서화가이다. 당나라 이상은의 시풍, 진나라 왕희지의 필법, 원나라 황공망의 화법을 본받아 삼절로 불렸고 금석학에도 뛰어났었다. 시문과 서화로 윤제홍·김정희·홍현주 등 당대 내로라하는 문사들과 교유하였는데, “글씨와 그림을 공부하느라 몽당붓이 상자에 가득하니, 붓 무덤을 만들려고 한 자루도 버리지 않았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방대한 골동서화 수장에도 으뜸이었으니, 그 열정이 가산을 탕진할 정도였다. 수덕사에 있는 ‘공민왕 거문고’에는 그가 쓴 恭愍王琴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진정한 금객(琴客)이었던 이조묵의 불꽃 예술혼과 금슬의 노래 -- 그의 외곬 인생 이야기와 예술혼에 담겨 있는 비화들을 역사와 함께 얽어 흥미진진한 소설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평생을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오직 시문과 서화에 심취해 은둔자로 살았던 이조묵의 삶을 격조 높게 재조명하였다. 불꽃 같았던 삶의 여정에서 만난 정인(情人)과 나눈 절절한 연가(戀歌)가 소설의 재미를 더해 준다.
이호철
창녕 출생
≪에세이문학≫ 수필 ≪월간문학≫ 소설 등단
동아일보 ≪신동아≫ 논픽션 〈좌표 140319〉 당선
호국보훈문예상 3회 수상
서울이야기문예상 2회 수상
세아뜨문학상 2회 수상
짚신문학상ㆍ시흥문학상ㆍCJ문학상 외 수상
38문학상 〈붉은 밥상〉 당선
해양문학상 〈바다를 넘다〉 당선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빙허각〉 당선
무예소설문학상 대상 〈용천검명〉 당선
한국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수필집 ≪소금으로 쓰는 편지≫ 출간
장편소설 ≪빙허각≫ 출간
장편소설 ≪용천검명≫ 출간
한국문인협회 서사문학연구위원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대한민국국가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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