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가

김해숙 장편소설 <모던 걸즈, 달을 쏘다>

소설가 송주성 2024. 12. 27. 15:18

 

 

당대 시대적 상황을 핍진하게 그려내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이 소설은 “일제 강점기에 왜 여학교에서 국궁 대회를 했을까?”(작가의 말)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김해숙은 세밀하게 설계된 일제 강점기의 정치적·사회적 억압 속으로 독자를 이끌며, 그 안에서 피어나는 용기와 연대를 치열하게 조명한다. 독립운동과 자아실현이라는 두 축을 조화롭게 교차함으로써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 구조에 대한 저항을 섬세히 그려내는 것이다. 작가는 재봉틀을 다루는 여성과 활을 쥔 여학생을 통해 그들이 가진 굳센 의지와 시대를 초월한 용기를 담아내며, 부조리에 대항하고자 하는 인물들의 강인한 마음이 건네는 힘과 인간 본연의 자유에 대한 열망을 증명해 보인다. 느슨한 공동체에 속한 개인(들)의 성장이 빛나는 연대로 이어지는 이 세계는 시대의 비극에 짓눌려 온 인물들이 자기 삶의 방향을 용감하게 선택하는 모습으로부터 비롯되는 감동적인 울림으로 가득하다.

저자: 김해숙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2016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유리병이 그려진 4번 골목』과 장편소설 『금파』를 출간했으며, 제1회 고창신재효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틈틈이 소설을 쓴다. 오래도록 읽힐 ‘글집’을 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