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23년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스물여섯 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신춘의 어려운 심사 관문을 통과한 작품들은 기존의 안이함과 관성에서 벗어난 문제의식으로 이 시대의 고민을 성실하게 드러내고, 삶을 진지하게 모색하고 있다.
『2023신춘문예당선소설집』에 실린 다양한 작품들은 사물을 천착하는 날카로운 안목과 깊고 진지한 사유, 또한 탄탄한 주제와 구성, 특유의 문체와 팽팽한 긴장감, 새로운 발화법과 시공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마음껏 그려내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소설문법을 고수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영화적 상상력과 이미지를 차용한 소설, 소설문법 자체를 파괴하는 실험적인 소설, 마치 게임을 하듯 유희적인 서술을 견지하는 작품들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 소재나 주제의식의 측면에서도 어떤 일정한 경향을 한데 아우르거나 분류할 수 없다.
독자들은 『2023신춘문예당선소설집』에 실린 작품을 읽으면서 소설의 새로운 진화와 성숙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치열한 신인들을 만날 수 있다. 시대의 한가운데 잠복한 내재적인 타자이자 한계가 될 수밖에 없는 인간 삶에 공감하고 대화하고 성찰하는 모습을 생생한 개성으로 엮어가는 서사가 독자들에게 흡족하고도 기분 좋은 소설적 성취를 맛보게 한다.
작품들이 걸치고 있는 소재와 장르의 영역이 실로 다종다기한 『2023신춘문예당선소설집』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신선한 소설의 향기를 흠뻑 향유 할 수 있으며, 이 시간에도 소설가가 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있는 작가 지망생들에게는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 김호운(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강원일보 한소은┃국경
경남신문 이상희┃펭귄 섬
경상일보 이혜정┃피비
경인일보 고은경┃숨비들다
경향신문 신보라┃휠얼라이먼트
광남일보 임정인┃코뿔소
광주일보 백종익┃무지개
국제신문 임순옥┃마음의 거리
농민신문 이 강┃플라스틱 러브
동아일보 공현진┃녹
동양일보 정경용┃소스 시대
매일신문 임재일┃파도는 언덕을 쓸어내린다
무등일보 나규리┃빈 세상을 넘어
문화일보 양수빈┃낮에 접는 별
부산일보 이예린┃주제넘기
불교신문 김하연┃북을 두드리는 오후
서울신문 김사사┃체조합시다
세계일보 하가람┃수박
영남일보 아 신┃NIRVANA
전남매일신문 김만성┃보스를 아십니까
전라매일신문 박시안┃택배
전북도민일보 조제인┃말 없는 말
전북일보 배은정┃오월의 박제관
조선일보 전지영┃쥐
한국일보 전지영┃난간에 부딪힌 비가 집안으로 들이쳤지만
한라일보 김동승┃기적의 남자
추천의 글
문학은 그 쓸모없는 눈으로 쓸모있는 걸 바라보며 ‘쓸모있음’ 뒤에 감추어진 허상을 투시합니다. 그리하여 쓸모 있는 것으로부터 억압당하거나 노예가 된 사람들에게 그 사슬을 풀고 자유로운 세상으로 나오도록 부추깁니다. 문학으로 곧장 무엇을 만들 수는 없으나 문학은 그렇게 사슬을 풀고 나온 사람들에게 향기로운 삶을 만들도록 해줍니다. 이것이 문학이 가진 힘입니다. 문학의 이러한 속내를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문학이 쓸모없게 될 것이고, 이 향기를 맡은 사람에게는 문학이 그 어느 것보다 강한 삶의 지혜가 됩니다. 이것이 문학의 총체이며 문학의 기능입니다.
신춘문예 당선의 축하 자리에서 김현 선생의 말을 인용하는 것은 그만큼 문학의 역할과 기능이 엄중하기 때문입니다.
꾸준한 연마를 통해 체화되고 축적된 감성과 논리의 유연성으로 창조적인 생명력을 일깨우는 한국 소설문학의 빛나는 여러분들이 되길 소망합니다.
2023년 신춘문예에 당선된 여러분께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김호운 소설가·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수록작가
한소은 이상희 이혜정 고은경 신보라 임정인 백종익 임순옥 이 강 공현진 정경용 임재일 나규리 양수빈 이예린 김하연 김사사 하가람 아 신 김만성 박시안 조제인 배은정 전지영 전지영 김동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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