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가

<초대받은 아이들> 형경숙 장편소설

소설가 송주성 2024. 7. 4. 10:40

■ 머리글

 

만경강을 들어서면 참새들이 먼저 지절대며 아침인사를 해온다. 헐벗은 겨울나무의 잔가지에 빼곡히 앉은 참새들의 앙증맞은 모습이 저리 귀여울 수가 없다.

무엇이 즐거워 이른 아침부터 한자리에 모여 저다지 지절댄다는 것일까. 어제까지의 근심과 걱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로서는 참새들의 자유분방함에 게슴츠레한 나머지 잠이 화들짝 달아나 버린다. 비로소 자유로워진 영혼이 된 것 같아 이다지 홀가분할 수가 없다.

이 홀가분함은 잠깐이겠지만 잠시나마 이 기분을 가져볼 수 있다는 게 얼마만한 행복인가.

요즘은 정치라는 걸 모르던 나 어린 시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 시절은 먹을거리가 부족하기는 했지만, 남을 미워하거나 상대를 헐뜯는 따위의 사회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나라 전체가 정치판으로 날이면 날마다 상대방 헐뜯기에 혈투가 벌어져있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국민들은

정치판의 혐오스러운 막말 스트레스에 하루하루를 살아내기가 버거울 지경이 되어버렸다.

곡간이라는 것이 없이도 저리 자유분방한 영혼들,

참새들만도 못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진흙탕으로 함몰되어가는 혐오스러운 정치판. 이 진흙싸움에서, 혐오스러운 정치판 분위기에서 회복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에서 진리나 심성을 운운하면 그게 세상 살아가는데 무슨 도움이 되느냐며 외면해 버린다. 세상이 그렇게 진흙탕으로 함몰되어버렸다. 그러니 처박혀진 진리나 심성 따위는 어느 구석에서 찾아질 것이던가.

진흙탕 싸움의 세상이 되어버렸지만, 그러할지라도 인성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에서, 진리적인 흥미로움과 재미로운 판타지소설을 내놓게 되었다.

책을 펴내준 신아출판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2024년 5월 일

형 경 숙

저자 약력

전북 남원 출생

서울예술신학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1994년 월간 『순수문학지』에 「벙어리 뻐꾸기」로 신인상 수상

장편소설

『노란 다이아몬드와의 이별식』 『별에서 온 아그날래』 『바람의 그 언덕』

『니시나리의 푸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