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소설가인 박종영 작가가 비둘기호 기차가 다니던 시절, 아이스크림을 200원에 사던 시절, 맥도날드 햄버거가 900원 하던 시절부터 쓴 시를 모아서 묶은 서정시집이다. 시집 앞에 붙은 ‘서정’이라는 단어가 시집 전체를 관통하면서 독자들의 생각과 시선을 과거로 돌리게 하고, 가슴속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준다. 그러면서도 풍자와 해학이 번득이는 촌철살인 시어로 세속의 유행을 ‘낮이고 밤이고 이유는 알 것 없고 개새끼 한 마리 짖어대면 온 동네 개’ 짖어대는 것으로 단칼에 베어 버리기도 한다.
시집 『똥구멍이 호강한다』의 말과 말 사이에는 우리가 살아온 시대의 삶의 슬픔과 웃음이 있다. 눈물이 있고 노래도 있다. 또한 쓰러지면서도 버티고 견디는 자들의 침묵이 있다. 그런데도 소란스럽지 않고 조용하고 단단하다. 그것은 들끓는 정념들을 하나하나 제련해 뱉어내는 시인의 언어가 큰 세상을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세상의 일부분을 끊임없이 보아내어 마치 전부를 보여주는 것 같은 경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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